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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 백조들의 합창(코랄합창단)/박성희

연지아씨/박성희 2022. 12. 1. 14:18

<박성희와 차 한잔>
코랄합창단 최재형 단장을 만나다

호수 위 백조들의 합창


광주시 대표 합창단

“어떤 지원이나 후원 없이 12년째 16회의 정기연주회와 100여회 크고 작은 음악회를 이어오고 있어요. 예술 자체로 생활이 안 돼 직장을 다니고 있죠. 44명의 단원이 모여 연습할 사무실 임대료도 내야 하니까요. 그동안 연습실 이사만 7번 했죠.”
http://m.ctnews.co.kr/a.html?uid=36162&page=1&sc=sc9&s_k=&s_t=
거리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나뒹구는 날, 필자는 광주시를 대표하는 ‘코랄합창단’ 최재형 단장님을 만나러 밀목으로 향했다. 흐린 초겨울 날씨 탓인지 연말이 다가오는 탓인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이 계절을 닮았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날들이 아쉽지만, 코랄합창단 송년음악회 갈 생각에 달뜬다.
연습실에 도착하니 최재형 단장님이 밝은 모습으로 필자를 반긴다. 그의 얼굴에서 음악이 미친 듯이 좋아 열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는 쾌활했고 얘깃거리는 많았다. 포부도 꿈도 열정도 넘쳤다.
음악을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삼성그룹 전자회사 우수사원을 박차고, 4년제 음악대학 성악과에 들어갔을까. 모두들 대기업 공채 사원이 되고 싶어 안달하는데 말이다. 미래는 예술 하는 삶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다시 새로 시작했다는 것에 존경심이 일었다. 그것도 계열별 전국 최상위 수능 점수로 수석에 입학해 장학생으로. 이후 그는 음악활동을 계속 하기위해 광주시에 없는 전문음악단체 코랄합창단을 창립했다.

광주시 문화 인프라 구축

-합창단 자랑을 한다면?
젊고 실력 있는 지휘자에게 기회가 가야 한다고 판단, 합창 분야 박사과정에 있는 3, 4십대 지휘자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구요, 피아노 반주자 2명이 10년 넘게 봉사하고 있어요. 2016년 여의도 KBS 홀에서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연주했고, 2019년에는 줄리어드음대 출신의 존홍 작곡가의 ‘오라토리오 사도요한’을 남한산성아트홀에서 7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계 최초 공연해 저력을 과시했죠.
광주시에 송년음악회 개최를 최초로 제안해,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시민과 함께 이어오는 정규 연주 행사로 만들었죠. 또 광주시청 다목적 공연장 설치, 중대물빛공원 예술무대 신축 등 광주시 문화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퇴촌 클래식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어요.
광주의 천연구릉지대를 활용해 강남, 성남, 용인에 없는 계단식 노천 야외극장을 만들면 청석공원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 2024년 ‘세계관악축제’ 때 활용할 수 있어 강원도나 경기도 외곽으로 나가는 관광객들을 중간에서 머물 수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코로나로 연주와 수입이 전혀 없던 단원들이 끝까지 이탈 없이 잘 인내해 올해만 20여회 크고 작은 음악회에 출연했죠.

-어떤 주제로 공연했고 앞으로 계획은?
일반인에게 친숙한 프로그램과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안배해 연습하고 있죠. 팝송, 신작 가곡, 전문 합창곡, 베토벤, 멘델스존 등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구요, 연습과 연주뿐 아니라 연주회 인프라 구축에도 10년간 공들여 자체 음향장비, 40평의 조립식 무대, 6발 알루미늄 트러스, 3단 독일산 레이허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활용해 단원들의 복지를 높일 생각이에요.

서울 유명단체에 예산 편중 아쉬워, 지역 예술인에게 힘 실어줘야

-단원들은 어떻게 구성됐고, 단원이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되나?
20대 초 음대생부터 50대 음악교사까지 다양해요. 이 중 남자단원이 15명이죠. 지원이나 공모사업 획득 후 단원을 모아 연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매주 전용연습실에서 10년 넘게 연습 하고 있어요. 지역에 예술가들이 머물게 하고 연습하게 해야 지역의 예술수준이 보장 되죠. 단장으로서 연습실까지 사비로 10년 이상 운영해 오는 게 많이 어려웠어요.
곰팡이 가득한 지하연습실, 오래된 건물, 교회 성가대실에 더부살이 하며 오늘까지 왔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단원이 많다는 게 힘이죠. 단원 자격은 음대 졸업이거나 음대 3학년 재학생이어야 해요. 매주 일요일 오후 전용연습실에서 연습하니 참여하면 언제든 환영해요.

-단장으로서 힘든 점은?
남자 단원들은 가장으로서 생계를 위해 땀내 나는 지친 모습으로, 여자 단원들은 아르바이트로, 육아비용을 부담하고 연습에 나와요. 유학 다녀온 단원들이 기회를 얻지 못하기도 해요. 지역 사정은 이렇게 힘든데, 우리 시에서는 서울의 유명인들에게 대부분의 예산이 편중되고 축제는 항상 야시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지역 사람은 키우지 않고, 오직 실적만 남기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실제 광주의 인적 경쟁력은 주변 도시에 비해 뒤쳐져 있어요. 지역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되지 않을까요?

지자체는 지역 예술인을 위해 처절한 고민을

-주로 어디서 공연을 하고, 지자체 지원은 어떤가요?
광주시 13개 읍면동 순회음악회를 기획해 3년 전부터 실천하고 있죠, 지자체의 정기적인 지원은 한 번도 받은 적 없고, 출연료나 행사비가 유일한 재원이죠. 민간단체지만 예술가들에게 지원은 하되 징수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13년째 지키고 있어요.
단원들에게 회비, 운영비, 의상비, 연주비 등을 징수하지 않고요. 출연료가 생기면 단원들에게 지급하고, 늘 정당한 대우를 못해주어 미안해하지요. 문화는 미래를 가치 있게 하는 힘이 있으며 사회의 유대감과 연대감을 유지하게 해주죠. 흐릿해지면 행복에서 멀어지게 되죠. 선진국이 되려면 과학기술을 넘어 문화가 마지막으로 정점을 찍어야 해요.

광주시에는 현재 문화예술 부분이 체계화 되지도 않았고 시립, 비상임직 조차 없다. 지난번 광주필하모니오케스트라 공연 때도 느꼈지만, 코랄합창단 인터뷰를 하면서도 시립으로 지원 받는 단체가 없다. 광주시나 문화재단은 외지의 유명한 단체나 예술인을 초빙해 자주 공연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광주의 문화예술이 발전하려면 우선 광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에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 역할을 해 줄 때, 예술인들은 적극 문화예술 활동에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이다. 최재형 단장님의 바람은 지자체가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처절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 작은 지원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풍성하게 문화예술을 즐기는 것. 그가 그동안 10년 넘게 쌓아온 운영 경력과 연주에 대한 노하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어려운 과정에서도 코랄합창단은 꾸준히 불우청소년들에게 중고 디지털 피아노 등 후원을 계속 하고 있다.
호수 위의 백조는 물 위를 아름답고 우아하게 거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밑에선 그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 두 발로 치열하게 몸부림친다. 우리 예술인들도 그렇다.

에궁...내글 5줄 짤렸졍 웅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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