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을 작곡한 최종혁 작곡가와의 인터뷰
열린학습강좌후 수강샘들의 작품집... 수강샘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넣고(명 화가님) 책 디자인에서 출판까지(명디자이너)했슴. 너무 이쁨^^
박성희와 차 한잔
그 이름, 설렘 낭만 감성
로맨티스트 최종혁 작곡가를 만나다/ 박성희 수필가
수많은 히트곡 창작자
풀과 달이 아름다운 초월.
산자락 아래 카페는 사방으로 산들이 빙 둘러졌다. 어딜 봐도 초록이요 싱그러움이다. 바로 앞에는 경안천이 유유히. 파란 하늘, 푸른 물결, 상쾌한 바람, 그리고 거기 신비함과 달콤함으로 휩싸인 한 사람. 최종혁 작곡가.
소년처럼 수줍음이 많아 그의 말을 들으려면 누구라도 먼저 재잘대야한다. 그는 분명 먼 우주에서 온 사람 같았다. 내 감성을 홀딱 뺏은 노래를 작곡한 분이었으므로. 그와 마주하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그 섬세한 음률에 한껏 취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윤시내의 ‘열애’ ‘DJ에게’,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유열의 ‘이별이래’, 김종찬의 ‘당신도 울고 있네요’, 이동원의 ‘이별노래’ ‘애인’, 장재남의 ‘빈 의자’, 이선희의 '청아한 사랑', 김태화, 정훈희의 ‘우리는 하나’... . 70-90년대 수많은 히트작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
? 오직 한길, 작곡가
작곡가님, 주옥같은 히트작이 너무 많은데 언제부터 작곡을 하셨나요?
-흔히들 그렇듯 교회에서 처음 음악을 접했어요. 그 때가 중학교 때였죠. 그동안은 막연히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어릴 때 주위에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리를 들어서요.
작곡가로 데뷔하게 된 곡과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어떤 건가요?
-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데뷔곡인데, 정작 알려지지 않은 곡 중에 더 좋아하는 곡이 있을 수 있어요. 이를테면 윤시내의 ‘사랑의 시’ 같은 노래요.
작곡가님 이렇게 맑은 동네에서 요즘엔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틈나는 대로 습관처럼 곡을 쓰지요. 비록 한물간 스타일이지만. 한동안 가요계를 떠나 연극음악을 했었어요. 뮤지컬 같은 거요. 여러 장르를 조합하는 작업이라 좋았어요. 가요계에선 히트를 너무 의식하다보니 폭이 좁아질 수 있거든요. 발라드라든지 댄스라든지... .
선생님에게 작곡이란 어떤 의미이고, 가장 힘들게 한 작곡은요?
-나의 전부죠. 아는 게 음악밖에 없으니까요. 힘들었던 기억은 없어요. 순수음악 교향곡처럼 대곡이 아닌 대중음악으로 짧은 노래를 만드는 일이니까요.
한 때 최종혁 작곡가는 1993년 뮤지컬 ‘동숭동 연가’를 시작으로 1997년 ‘빅토르 최’라는 뮤지컬로 음악 대상을 받았고, ‘한여름 밤의 꿈’ ‘어린왕자’ ‘헤라클라스’ 등 10년간 수십 편의 작품을 올려 뮤지컬계 큰 나무다. 또 동요 ‘내 동생’ 국립국악원 동요 ‘달맞이 가세’ ‘견우직녀’ 등 KBS TV유치원 사용 동요 100여곡 등 장르를 넘나드는 열정을 보였다.
?오래 기억되는 작곡가
작곡가로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요?
-이제 한물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요. 유행가의 속성상 세대의 흐름을 못 따라가면 도태 되잖아요.
작곡가님, 저는 요즘 가요가 제 가슴에 쏙 안 들어와요. 7080 노래는 바로 감성에 젖는데. 요즘 가요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요즘의 문화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선율을 중요시 했다면 요새는 리듬을 더 강조한다던지, 대중음악 역시 상업이거든요.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빨리 팔고 또 만들고 하는 게 좋겠죠. 그러다보니 곡의 수명은 짧아지고요. 예전에 제가 작업할 때만 해도 예술가인양 오래 기억되는 곡을 만들리라 하는 꿈이 있었지요. 요즘에도 작가는 같은 생각일 거예요.
작곡가가 되고 싶어 하는 신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나도 할 수 있다’가 아니고 ‘나만이 할 수 있다’라는 각오를 갖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현실에선 많이 깎여 질 수 밖에 없으니 야무지게요.
?그 명성, 그 환호 다시 폭발하길
작곡가님, 소망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처음 꿈은 교향곡 같은 대곡을 쓰는 클래식 작곡가가 되고 싶었어요. 형편이 안 되다 보니 정식 교육을 못 받고 어쩌다 이 길로 왔죠. 후회는 안 해요. 다만 못해 봤던 걸 하고 싶어요. 가곡 같은 거요. 내 능력이 되는 한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나누고 싶은 생각이에요. ‘경안천’, ’광주8경‘이란 곡은 광주를 생각하며 지은 곡이에요.
필자는 광주 토박이로서 최종혁 작곡가의 광주사랑이 가득 느껴져 전율이 일었다. 그와의 만남은 오래전 잃어버린 보물을 찾은 양 즐거움이었다.
유능한 작곡가가 광주, 그것도 이웃 초월에 산지 22년이나 되었는데도 여태 몰랐다니, 그의 온유한 성품 탓이다. 조용히 초야에 묻혀 음악을 벗삼고 글을 매만지며, 그 글들에게 그의 영혼을 불어 넣어 생명 주는 작업에 몰두한 이유다.
최종혁 작곡가가 열정으로 지은 수많은 미발표작들이 어서 좋은 사람들과 연결 돼,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반짝반짝 빛을 발하기를!
다시, 그 명성 그 환호로 우리네 지친 삶에 위로와 감동으로 되살아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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