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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옵티칼 안경원 대표 인터뷰/ 박성희

연지아씨/박성희 2024. 2. 29. 20:24

나눔과 베풂의 미학(美學)

<류옵티칼> 안경원 대표 유인술 수필가와 함께

 

|박성희 수필가

 

한자리에서 38년째

광주시 중앙로 97번지. 1층엔 진득하게 38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경원이 있다. 바로 안경은 얼굴이다’ <류옵티칼> 안경원. 광주 정중앙에 위치해 시내를 관통하는 사람들은 지나가다 늘 보게 되는 장소다. 한 자리에서 그토록 꿋꿋이 안경원을 한다는 건, 그만큼 메리트가 있고 고객들과의 신뢰가 두텁다는 증거다.

그 안경원 유인술 대표는 수필가다. 최근 신간 소식으로 필자는 선생과 차 한잔을 마시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춰내다 들켜버린 미담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선생은 틈틈히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배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화가로 활동하며 2019<계간문예>에서 수필가로 등단해 들쥐 강을 건너다를 발간하고, 이달에 2여행은 교욱이다호주편을 발간한다. 그 외 장학금을 주고 싶어서 광주고등학교, 중앙고등학교, 이천 이현고등학교 학생들에게 3년간 1천여만 원을 수여하고, 1집 책 독후감 대회를 열어 수많은 학생에게도 수백만 원의 장학금을 주었다. 1, 2집 책 역시 모두 비매품이다. 그리고 60년 전엔 <원화복지학원>을 설립해, 돈이 없어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들에게 야간에 중학교 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무료로 배움의 기회를 줬다.

 

감사패와 황금열쇠

Q 선생님 어떻게 그런 선행을 하게 되었나요?

내가 고학생으로 자취하며 중, 고등학교를 야간으로 나와서 한이 맺혀서 그래요.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이후로 힘들어져 3층 옥탑방에서 살고 있어요. 장학금 지원을 걱정하고 있는데, 재정이 좋아지면 더 해야죠.”

Q 여태까지 가장 보람된 일은요?

제일 보람된 일은 제자들에게 감사패와 황금열쇠를 받은 일이지요. 60년 전에 세운 <원화복지학원> 학생들이 그때 배움의 길을 터줘서 고맙다고 주었지요.”

감사패에는 반세기 전 가난해 중학교 진학을 못한 후배들을 위해 주경야독의 슬로건으로 못다 한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꿈과 희망을 품게 해주신 분이라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새겨 있다.

Q 그렇게 오래전 제자들을 어떻게 만나셨어요?

,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1집 수필집 독후감 대회를 여느라 신문에 광고를 냈었죠. 제자들이 그걸 보고 선생님 책 냈다며 서로 연락했나 봐요. 단톡방을 만들고, 실제 모임 날 그것들을 주네요. 55년 만에 만났으니 어느새 다들 70대가 되었죠. 나보다 10살 아래들이니까. 대구에서도 만났고, 부산에서도 만났고. 손주들이 영어를 물어볼 때 아는체하며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고 보람이라고 하데요.”

Q 어디에다 어떻게 돈을 마련해 지으셨는데요?

내 나이 26세 때, 고향 합천에다 지었지요. 돈이 없어서 학원을 설립하려고 연필 장사를 했어요. 대구 역전에서도 하고, 부산 자갈치 시장 앞에서도 하고, 그러다 <부산일보><대구매일신문> 사회면에서 그 내용을 크게 실어 주어 그 신문을 본 경북대학교 ROTC 육군 대령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도움을 받아 설립해, 중학교 못 간 사람들 80여 명에게 국어, 영어, 수학, 한문 등 기초가 되는 교육을 하게 되었죠. 그 바탕으로 검정고시를 보게 해서 대학도 나오고 그랬죠. 그랬더니 그걸 또 은혜로 알고 참기름, 들기름, , 이것저것 보내고 난리죠.”

 

나누면 커지는 행복

Q 그럼 최근 가장 즐거웠던 일은요?

“7년간 그림을 열심히 그려서 국립현대미술관개인전에 전시했던 작품들과 최근 작품들을 모아 우리 고객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준 일이죠. 오래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마추어 화가들에게 공짜 전시회 기회를 주었었죠. 그림의 가치를 따지면, 그동안의 수고와 재료비와 시간과 정성을 돈으로 따지면 엄청나겠지만, 그냥 다 공짜로 나눠줬어요. 안경원 앞에 현수막을 걸고 그림 선물을 하겠다고 했죠.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추첨해 다 주었어요. 누군가가 그 그림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면 좋은 일이니까요.”

 

뭘 보고, 듣고, 배웠는지

Q 이번에 출간되는 여행은 교육이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여행을 다니다 보니 다 교육인 거에요. 호주에 사는 아들네에 손자가 태어나서 집사람과 산후조리 도우러 갔다가 3개월간 여행을 하게 되었죠. 호주는 청정지역이다 보니 그저 다 아름답고 신비롭고 경이로운 것들이 많더라고요. 푸른 하늘, 끝도 없이 드넓은 평야, 밤이면 하늘의 별들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초원엔 목장도 많고요. 인구는 한국의 반이지만 땅덩어리는 우리의 40배나 되죠. 그 맑은 공기와 은하수는 정말 잊을 수 없어요. 이담에 손주들이 커서 할아버지가 호주에 와서 뭘 보고, 듣고, 배웠는지, 무얼 말하고 싶고 깨달은 게 무언지를 읽게 하고 싶었어요.”

Q 선생님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요?

우리 손주들 커가는 거 보면서 살아있을 때까지 건강 잘 지켜서 안경원에 쭉 근무하며 소설집을 한 권 내고 싶어요. 수필에서 다 쓰지 못하는 걸 자유자재로 상상하며 써보고 싶어요. 그리고, 5월쯤 안경원 외벽에 시화전(思索短文)을 할 생각이에요.

 

눈은 우리 몸의 보배다. 마음의 창이며 온 천하를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어떤 연유로 불완전한 시력을 가진 이들에게 그 시력을 조정해 주는 게 안경이다. 그러면서 먼지, 바람, 강한 빛 따위를 차단해주는 역할도 한다. 또 얼굴을 돋보이게도 한다. 일종의 패션, 액세서리로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거나 기준이나 시각을 바로 보게 돕는 안경. 광주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광주시 대표 안경원 ‘<류옵티칼> 안경원이 앞으로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반듯한 검은 뿔테안경 너머로 83세의 연세에도 이글이글 타오르는 청춘의 열기가 유인술 선생에게서 느껴진다. 그동안 나누며 베풀며 살아온 그의 빛나는 삶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