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사랑에세이집 [ 나에게 마법걸기 ]

모든 진지한 바람은 마법처럼 반드시 이루어진다! 순간순간 살며 사랑하며 부여잡고픈 기억을 담다!

스크랩한 내작품

[스크랩] 소녀시대

연지아씨/박성희 2013. 4. 14. 09:50
    소녀시대 수필가/박성희 나는 분홍, 보라, 하늘색이 좋다. 즐겁고, 명랑하고, 환상적인 빛깔이라 좋아한다. 내 입술은 초콜릿, 솜사탕, 아이스크림처럼 촉촉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을 탐미한다. 내 눈은 자주 누군가가 그리워 먼 데 가 있다. 그래서 좀 애잔해 보인다. 별이 깜빡이는 밤이면 일기장을 펴고 시와 편지, 내 마음을 쓴다. 나는 화려한 액세서리, 예쁜 인형, 명랑 만화, 순정 소설을 무지 좋아한다. 또, 깜찍함, 사랑스러움, 발랄함이 묻어나는 러플 달린 블라우스, 레이스 들어간 스커트, 리본 장식이 있는 원피스를 좋아한다. 팔랑거리는 쉬폰 소재에 꽃무늬 프린트가 들어간 것이나, 자잘한 레이스 프릴이 주렁주렁 달린 공주풍 옷이다. 햇살 좋은 날엔 하늘하늘한 실크소재의 양산을 쓰고, 리차드기어처럼 멋진남자를 만나러 가고 싶다. 가끔은 빵으로 만들어진 집이나, 유리로 만들어진 성에서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나를 지켜줄 왕자를 기다린다. 그리고, 차가운 겨울 바다를 좋아하고, 싱그러운 여름 산을 좋아하고, 비 오는 날과 흰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도 좋아한다. 남들이 유치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내 소망은 언제까지나 소녀처럼 꿈꾸고, 사랑하고, 순수하게 사는 것이다. 이대로 낭만적 감성과 감각, 감미로움을 품고 말이다. 이 시대는 늘 나에게 기쁨과 설렘과 꿈을 안겨다 준다. 나는 20대의 ‘키덜트족’을 안다. 성인이면서 어린이 취향을 가진 그들은 아동복 매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구입한다. 바비 인형, 연지 인형, 비니베이비 인형을 모으는 취미도 갖고 있다. 어렸을 때 먹던 간식거리를 길거리에서도 자연스럽게 먹는다. 30대는 물론 4, 50대의 소녀도 만난다. 그들도 나처럼 소녀 취향의 색상과, 귀여운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장신구를 하고 다닌다. 처녀 같은 아줌마가 아니라, 소녀 같은 아줌마다. 아니, 소녀다! 10대, 20대 자녀가 입는 옷 매장에서 과감히 자신의 옷을 사 입는다. 젊게, 어리게 살고 싶어서다. 다시 소녀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문화센터에서 취미생활을 하고, 멋진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사춘기 소녀처럼 방황도 한다. 예쁜 몸매를 위해 운동과 춤, 노래도 배운다. 언제가 해외토픽에서는 영국의 유아시대 붐을 소개했다. 젊은이, 중년, 노인들까지도 유아기에 접어들었다. 다시, 아기가 되고 싶은 것이다. 자궁회귀하고 싶은 욕구도 들어 있다. 기저귀를 차고, 플라스틱 젖꼭지를 빨고, 우유도 우유 병에 넣어 들고 다니며 마신다. 옷도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만든 앙증맞은 디자인의 옷만 입는다. 장난감과 캐릭터 인형을 가지고 놀고, 소지품도 모두 어린애용이다. 어른 노릇하기와 세상살이가 힘들어서인지, 그렇게 하고 다니는 게 유행이다. 어쩌면,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때’로 각인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만 소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너도나도 나이보다 어린 취향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는 한 살이라도 더 나이 들어 보이기를 원하고, 늙어서는 10년이나 더 젊어 보이기 를 원한다. 성인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우리가 선망하는 것은 소녀의 모습이다. 천진스럽고, 싱그럽고, 꿈이 많고, 예쁜······. 아마도, 소녀가 되고 싶은 내면에는 ‘사랑 받고 싶은’ 강한 욕망도 내재되어 있으리라. 소녀 같아지는 것, 세계의 패턴이 될 것이다.
출처 : 그때 그렇게 떠나
글쓴이 : 天弓 유성룡 원글보기
메모 :

내 청춘수필집<연지아씨> 중에서....(사진은23살때, 여주신륵사에서).....

요렇게 이쁘게 편집해주신 천궁님께 넘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