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蓮池娘(송연지낭) 金亨偆 雅趣鄕晶沼 (아취향정소)엔, 아담한 정취가 흐르는 고향의 맑은 연못엔, 芳蓮漫謐紅 (방련만밀홍)이라. 향기로운 연꽃들이 고요히 붉게 피었어라. 霜降秋日晩 (상강추일만)이면, 서리 내리고 가을이 깊어지면, 客苦漸漸窮 (객고점점궁)이리라. 객지의 서러움은 점점 더해만 가리라. *落月屋梁見 (낙월옥량견)인데, 밤에 벗의 꿈을 꾸고 깨어 보니 지는 달이 지붕을 덮고 있는 걸 보았는데, 娘如何畢從 (낭여하필종)오? 연지아씨, 고국의 생활을 잠시 멈추고 부군을 따라가는 심정은 어떠합니까. *湘南潭北幸 (상남담북행)이오, 어디를 가시든지 부디 행복하시기를, 請億集古終 (청억집고종)하오. 우리 신공카페를 오래오래 기억해주시기를. *註 落月屋梁(낙월옥량) : 古事 인용함. 湘南潭北(상남담북) : 古事 인용함.
* 올해 초 이곳 신공카페에서 새내기로서 활동을 시작할 때,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보내주시던 연지아씨님을 기억합니다. <물구슬이 쏟아지는 겨울바다에서>라는 제목의 수필이었나요? 님께서 신문사에 보낼 청탁 원고에 제가 올렸던 사진을 보시고, 배경 사진으로 쓰고 싶다고 부탁하셨던 기억도 아슴푸레하지만 기억납니다. 고국을 등지고 머나먼 타국의 낯선 곳으로 떠나는 심정을 어찌 다 감출 수가 있겠습니까. 오랫동안 정들었을 사람들과 고향을 등지고 가야만 하는 마음을 어찌 다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까. 허나··· 너무 슬퍼하지만은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님께서는 사랑하는 부군과 아이들과 함께 가시질 않습니까. 다만 고국과 고향이 그리울 때는 그 외로움과 괴로움과 그리움들을 고운 빛깔의 수필과 글들에 담아 승화시켜주시리라 저는 믿습니다. 한 번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길지 않은 시간 온라인 공간에서 알게 된 인연이지만 님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작품들을 한동안 접할 수 없다는 것이 저로서는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사진을 보니 멋진 부군님과 똑똑하고 미남인 아드님들을 두셨더군요. 아주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만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부럽고 욕심나는 것은 님께서 올리신 서재의 풍경이었습니다만, 어차피 제가 욕심낼 사항이 아닌 것 같아 일찌감치 제 두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흔히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 하지 않습니까. 부디 낯선 이국이지만 잘 지내시다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드리겠습니다. 어설프나마 오언율시(五言律詩)의 한시(漢詩)를 지어 님께 드리고자 합니다. 가끔씩 고국이 그리울 때 이 졸시(拙詩)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늘, 님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면서.
2013. 8. 22 김형준 올림.
*위 한시에서 평측법(平仄法)관계로 1연의 일부 한자를 수정했습니다. 201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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