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간 예약으로 5일후 받을것 같네요. 따끈따끈한 책으로.
작가 박건규는 10년간 80개국 여행을 했고 그곳에서 느끼고 본것을 철학적 에세이로 기록했습니다. 책이 정말 이뻐요. 올칼라지에 사진과 글 많이많이 사랑해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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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평>
바람의 아들, 박건규
- 수필가 박성희
그는 가장 멀리, 가장 높이, 가장 많이 세계를 누볐다.
뚜벅뚜벅 그가 걸어가는 곳마다, 날아가는 곳마다 세상은 그의 것이었다. 온 우주도 그의 것이었다. 이 세상은 눈으로, 가슴으로 차지하는 자의 것. 그는 그렇게 온 세상을, 우주를 향유했다. 그곳엔 언제나 감탄과 감격과 감동이 출렁였다.
세상에, 나 홀로 배낭여행 80개국이라니. 도대체 지구를 몇 바퀴 돌아야 갈 수 있을까. 그의 여행 행적 자체만으로도 고개가 숙연해진다. 그것은 한번뿐인 인생을 여한 없이 살았다는 증거다. 삶의 시간을 진정 소중하게 가치 있게 즐겼다는 증거다. 그래서 그 조차도 그를 부러워한다. 나는 그런 그가 부럽다.
작가는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찾아 떠나는 자아여행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타의 여행기와 사뭇 다르다. 작가의 철학이 탄탄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사유를 때로는 일기로, 에세이로, 시로, 여행기로 썼다. 인생을 관조하며 깨달은 성찰의 그 글들은 처절하게 아름답다.
그의 여행 루트를 살펴보며 나는 무척 가슴이 설렜다. 아니 흥분됐다.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를 나대신 갔다 와, 지구 저 너머 낯선 세상이야기를 들려주니 기뻤다. 그곳의 생태, 삶과 사고방식, 문화를 가만히 책으로 엿볼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더군다나 그의 깊은 내면 이야기까지. 요즘처럼 해외여행 가기 어려운 시대에 말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존재의 이유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러곤 느닷없이 자신의 글을 마주한 독자에게 ‘당신이 진정 가슴 뛰는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나는 그 질문에 어떤 답을 할까, 한참 고심했다. 그러고 보니 현재 삶에 너무 아등바등했다.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돈이 없어, 몸 하나 제대로 뉘일 곳 없는 수많은 눈망울들을 현장에서 보게 된다고 한다. 그러곤 머리를 숙이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게 된단다. 나는 늘 감사해야한다고. 자신이 부러워야한다고.
누구나 일탈을 꿈꾸는 일, 다른 세상을 보고 싶은 일, 세상 사람들을 만나 관찰하며 위로 받고 싶은 일, 그들의 생각을, 생활방식을,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 배낭가방에 여행책자와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오롯이 담아낸 그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읽을 때마다 무덤덤한 내 가슴에 격한 파동을 일으킨다.
글을 읽는 내내 나는 일기형식 철학에세이를 쓴 전혜린이 생각났고, 서정 묘사가 살아있는 산문 책 ‘청춘은 아름다워라’의 헤세가 생각났고, 바람의 딸 한비야가 생각났다.
그는 한껏 자유로운 영혼으로 떠도는 방랑자며 철학자며 에세이스트며 시인이다.
작가는 여행하는 동안 이방인으로서 외로운 여행이었을지 모르지만, 온 우주와 세상 앞에서 혼자가 아님을 깨닫고, 한없이 자유분방한 스스로에게 감사함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부럽다』가 탄생 됐다.
이 책은 세계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또는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안내서와 무한한 간접여행을 하게 한다. 작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작품 일부 평
글을 쓰다 말고 눈물이 찔끔찔끔 났다, 청춘에게 인사하고 고이는 눈물을 어찌해야 할까.
청춘아 안녕하고 인사를 하다 보니, 콧등에까지 눈물이 맺혔다. 흘러내려간다. 숨을 쉴 수 없을 것만 같은 먹먹한 시간이다. 눈물이 코로 들어가고, 어머니 돌아가신 후로 몇 년, 눈물이 이만큼 나왔던 것 같지도 않은 듯. 청춘에 묵념하고 안녕을 고할 때 왜 이리 숨이 먹먹 막히고 눈물이 줄줄이었을까? -증인의 시대- 일부
작가는 시간을 알뜰히 여기는 사람이다. 소년시절에서 어느새 청년기를 보내고 중년을 맞이한다. 그러곤 문득 피 끓던 청춘시절과 점점 멀어진다는 것을 인식한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고, 무언가를 저지르지 않으면 안 돼는 상황에 이르러 감정에 복받치고 있다.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며 그동안 살아온 시간을 정리하고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듯하다.
책을 쓸 이유를 분명히 하는 성찰의 과정과 가슴이 뛰는 열정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뻐서 어쩔 줄 모르고, 시간이 아깝다, 머릿속에 이 좋은 생각들이 잊힐지 모른다는 강박. 삶을 되돌아본다는 건 누구에게나 두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살아왔고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한 몸 이끌었는지. 돌이켜 생각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지만, 들키는 건 두려움이다. 자존감마저 할퀴면 어쩌나하는 두려움. -글쓰기 놀이- 일부
글쓰기의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글이 되기 위해서 작가는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말하고, 자신의 전부를 남에게 솔직하게 까발리는 일이 어렵고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글을 씀으로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피력하고 있다. 누구든 진솔한 감정을 그려내기는 참 어렵지만 그렇게 써진 글들은 읽는 이에게 큰 감동을 준다.
부드럽게 아름다운 세상사의 소소한 이야기가 좋다. 내면을 사는 사람 냄새와 느낌이 좋다.
말랑말랑한 소재의 비유와 암시하며 생각해 볼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세상살이가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는 존재하고 살아남는다. 더구나 인생 후배들에게 어떤 사고와 행동방식으로 사는 지. 또 다른 인생살이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감동하게 되는 지. 경영에 관한 지침서들이나 회사의 분위기와 경제 전쟁에 대한 화두도 좋아 보인다. 생생하게 또는 묵묵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달인들의 이야기는 많이 나와 있어도 여전히 좋다. -글 맛, 삶의 맛- 일부
작가는 세상사는 이야기, 현장감 있는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가 써진 글들이 좋다고 한다. 그 글들이 주변사람들에게 바른 행동과 사고방식으로 이끌게 해 준다면 더 좋겠다고 한다. 좋은 영향을 끼치는 글을 쓰려면 우선 작가가 먼저 그렇게 선한 영향력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진솔한 이야기의 글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감동이 되는 일이라면 좋은 글이다.
목표와 기대 가치를 높이는 것보다 욕망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조금 모자람이 행복하다. 모두들 욕망의 크기를 늘여가며 행복의 나라로 욕망의 나팔을 불며 전진할 때에, 한발 물러서서 응시하며 뒤돌아본다.
죽음이 이르기 전에 위대함은 없다. 아무리 위대한 승리도 현재 깨닫고 기뻐하는 자그만 나의 행복을 대체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는 살아본 적이 없는 가장 귀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실패가 없는 인생, 짜릿한 성공도 없는- 일부
작가는 남들이 목표와 욕망의 크기를 높이는 것을 보고 한발 뒤로 물러나 ‘과연 그 기대치만큼 커야 행복이 오는가‘라고 생각한다. 욕망을 한 단계 내리며 살아가면 더 빨리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죽음 이전에 어떤 누구도 승리자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예전에 어느 노인이 내게 들려준 말이 생각난다. “관 뚜껑을 닫아야 그가 행복하게 살았는지 불행하게 살았는지 결정된다.”고. 그러니까 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의 운명은 그 누구도 예측하거나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현재의 귀한 삶이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랑도 영욕도 본능까지도 다 내려 놓아야한다. 오늘처럼 쓸쓸해지면 다 내려 놓아야한다. 미친 사람처럼 비 오는 거리를 쏘다녀야 한다. 가슴이 아프고 두려움에 떨더라도 감추어야 한다. 비가 오는 소리가 강렬한 아픔이 될지라도 혼자임을 깨달아야 한다. 소리죽여 흐느껴 우는 세상이 되더라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꿈과 적성을 모르고 가는 대학이 얼마나 무미건조한지, 전공도 의미 없는 대학인이 얼마나 많은가. 당연히 공부는 뒷전이고, 왜 사는 지, 왜 다니는지 모르는 청춘은 시간을 허비하며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도 뭘 하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 삐에로의 얼굴- 중에서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 글만 보아도 작가가 얼마나 깊은 사유를 하고 있는지, 깨달음이 많은지 알 수 있다.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면 정말 쓸데없는 것에 목을 매고, 시간을 허비한다. 작가의 말처럼 불필요한 것에 너무 많은 시간 투자와 돈 낭비를 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저냥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귀한 시간을, 청춘의 시간을 그냥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압록강변이다 예쁘게 치장 해놓은 강변로는 중요한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다 갖추었다. 토요일엔 결혼식을 수 십 쌍 하였고 북적댄다. 월요일인데 날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마음도 살랑살랑 바람이 인다. 이 긴 시간을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어떻게 여행하였을까. 전에 몇 개월은 혼자 하는 여행이 즐거웠지만 장기 여행은 자신감이 떨어진다. 외로워 못 할 것 같은 거야. 슬슬 다니고 싶다. 시간에 빡빡하게 굴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
여전히 선선한 오월의 강바람을 즐기며 압록강과 함께 한가로운 오후를 시간과 데이트한다.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신변잡기 일일지라도 언젠가 이 바람의 신선함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더 기쁠 일이 있을까.
...
사람이 전부다 그러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랑이 전부다 그러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인생이 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게 인생이라 믿는다.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혹시 내가 그런 걸까? -(4)첫 외유, 이웃 나라를 넘어서 -중국 2007.5.14- 일부
압록강변이 얼마나 아름다운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작가는 그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혼자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한가하게. 이 대목에서 나는 찌릿한 전율을 느낀다. 오래전 내 모습도 그랬으니까. 어느 찬란한 봄날 천지사방이 꽃으로, 신록으로 뒤덮여 봄 잔치를 벌일 때 막연히 혼자 그 풍경을 바라만 보고 있었을 때 말이다. 가슴 시린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게 한다.
작가가 차라리 바쁜 일정의 여행이라면 외롭지 않았을 텐데, 한가한 시간을 혼자 보낸다는 건 큰 고욕이다. 오롯이 혼자 여행한다는 건 참 고독한 순례의 길이다. 오직 시간과의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는 말에 가슴이 에인다.
집중조명
- 참석범위 -
사회 : 부창민 수필, 평론가
A : 손상철 대한민국탐정학회 상임회장
B : 정호군 출입국사랑모임 사무총장
C : 김갑배 다문화사랑모임 업무국장
D : 정철근 한국행정법률연구원행정학박사
E : 김영규 법무법인 지현재 업무국장
F : 권희정 전국행정사협회국사모 상임이사
이후 생략...책으로...
#나는 내가 부럽다 #세계여행에세이 #베스트셀러 #박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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